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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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
“PILOT”
구제국력 848년, 봄. 서쪽에서 잿불의 왕이 언데드 군세를 몰고 온 지 십 년, 인류의 나라들은 하나둘 잿더미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동부 연합군마저 잇따른 전투에서 다섯 사도를 잃었다. 죽어서가 아니라 타락해서였다. 신의 힘을 받아 군단에서 가장 강했던 이들이 한꺼번에 아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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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장작”
구 제국력 848년. 동부 연합군은 끝없이 밀려드는 언데드의 군세에 패배했고, 군단은 티게리아 강을 넘어 동쪽으로 퇴각하는 중이었다. 전투로 황폐해진 땅과 불타버린 잔해를 지나는 병사들의 걸음은 무거웠다. 서쪽 멀리, 한때 번영했던 알더마크의 수도 칼스부르크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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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불길”
다르인들은 신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신이 사도를 내려보내 그 힘으로 세상의 질서를 뒤바꾸는 이 세계에서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눈앞의 꽃을 보고도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젓는 아이와도 같은 일이었다. 그리하여 불신자들의 도시 다르는 신들의 분노를 샀고, 그 힘에 멸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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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
“구름”
구 제국의 마지막 황제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그 피를 마시는 광인이었다. 그것으로 신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고, 몇몇 기록에 따르면 정말로 그리했다고 한다. 구 제국력 566년, 사도 조라가 사도 오이싱그라와 함께 그 황제를 베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더는 황제가 나오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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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4
“새벽”
군단사 어딘가에는, 사도가 되기 전부터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받았다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적혀 있다. 앞을 내다보는 전략의 슈레야와, 기적의 연금술을 다루던 오르의 대기술사제 엘레네사. 빛나는 영광의 슈레야조차도 엘레네사가 단 한 번 돌아보게 만들기 위하여 무예 경기에서 서른일곱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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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5
“재”
사도 조라가 마지막 황제를 베어 폭정을 멈춘 지 92년 후, 구 제국력 658년에 신들의 전쟁이 일어났다. 신들은 서로를 죽이려 권능을 썼고, 사도들은 서로를 죽이려 두렵고 놀라운 성물들을 마구 만들어냈다. 대부분은 유실되었으나, 진홍추적탄이라는 가공할 물건만은 아직도 그 제조법이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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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6
“바람”
호반 서쪽 산맥에 이른 아침이 내렸다. 초록의 바다 속으로 조금씩 가을의 붉은 불꽃과 금색 물결이 번지기 시작한 산이었다. 군단병들은 산의 초입부터 정상까지 길목마다 흩어져 산 중턱의 공터를 경계했고, 이따금 그 한가운데로 시선을 던졌다. 공터는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으나 제단도 의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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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7
“Relight”
구제국력 848년, 늦가을. 카로지 의원 암살이 실패로 끝난 그 밤으로부터 세 주가 흘렀다. 서쪽 호반을 등지고 동쪽으로 넘어온 군단은 호반 도시의 여관 ‘실버 비’에 여장을 풀었다. 어느새 공기가 차가워져 아침이면 입김이 하얗게 서렸다. 임시 지휘관실에 군단병들이 모였고, 보급관 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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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8
“벽”
동쪽 호반을 빠져나온 군단은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칼리스코 요새를 감싼 숲으로 들기 전, 척후병들이 찾아낸 안전한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평원의 밤을 보내기로 했다. 북쪽 하늘에는 요새 쪽에서 피어오르는 희미한 연기가 걸려 있었고, 남서쪽 서쪽 호반과 남동쪽 파냐의 방향에서도 검은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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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9
“길”
구제국력 848년, 초겨울. 군단은 하늘길의 고산지대에 이르러, 지붕이 무너지고 벽만 남은 작은 마을의 민가를 겨우 정비해 야영지를 차렸다. 바람을 막기에는 없는 것보다 나았다. 계절은 이제 갓 겨울에 들어섰을 뿐인데도 고산의 추위가 병사들의 손과 귀를 얼어붙게 했고, 눈은 소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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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
최종화 “해”
구제국력 848년 겨울. 하늘화살 성채의 안뜰에 눈이 조금씩 내렸다. 임무 위치로 흩어지기까지 한 시간쯤 남은 병사들은 일찍 모여 두런두런 잡담을 나누고 있었으나, 평온한 겉모습 아래에는 마지막 임무를 앞둔 날 선 긴장이 흘렀다. 그 사이를 작은 노트를 든 신병 하나가 이것저것 물으며…